사후 세계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지는 않는다. 하지만 가끔 사후 세계라는 게 정말 존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는 있다. 예를 들면, 사람이 죽으면 그 사람이 길렀던 동물이 저승길 마중을 온다는 이야기를 읽었을 때라거나. 사람이 불의의 사고나 큰 병에 걸릴 경우를 제외하면 보통 사람이 기르는 동물은 사람보다 빨리 죽게 될 것이다. 가족처럼 지내던 동물을 떠나보내는 마음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아프고 괴롭다. 오래 전 기르던 동물들이 죽었을 때 그런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소중한 마음으로 사랑할수록 이별이 더 마음 아프다는 사실은 짐짓 불공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은, 이별이 슬프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일임을 안다.
본문의 내용은 아주 짧기도 하고, 여기에 본문의 내용을 아주 자세히 쓸 수는 없을 것 같다. 간단하게만 말하자면, 책의 주인공은 오렌지색 고양이와 꽃을 좋아하는 할머니다. 고양이와 할머니가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따뜻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는 가슴이 벅차기도 한다. 나는 오렌지색 고양이는 아니지만 오렌지색 햄스터를 기르고 있다. 세상의 수많은 햄스터들 중 한 마리지만, 나에게는 아주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햄스터다. 햄스터는 사람에 비하면 수명이 아주 짧기 때문에, 내가 갑작스런 사고를 당하지 않는 이상 나는 햄스터가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햄스터가 세상을 떠난 뒤의 일들을 생각하게 된다. 그 때의 나에게도 이 책에 나오는 고양이 나무와 같은 햄스터 나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 고양이가 아니어도 다른 동물을 기르는 사람, 동물을 기르지 않아도 소중한 존재와 헤어져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 공감하고 이 책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동화책을 읽어 본 게 얼마만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왜 어른들도 때로는 동화책을 읽는지, 왜 동화를 좋아하는 어른들이 있는지 알 것 같다. <고양이 나무>는 따뜻한 위로가 되어 주는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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