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6. 23:18

 

 부동산이라는 의제에 모두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제20대 대통령 선거 역시 부동산이라는 파도가 가른 선거라는 게 중론이다. 모두가 부동산을 이야기한다. 예측하고, 평가하고, 낙관하거나 비관하고, 남을 조롱하거나 질투하기도 한다. 나 개인적으로는 실거주용 집을 살 일도 없을 것 같은데 시세 차익을 노리는 부동산 재테크에 관심이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주제에 대해 어느 정도 알아보는 게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는 할 수 없겠다. 이광수의 <집이 온다> 는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을 예측하고 분석하여, 성공적인 타이밍에 부동산을 구매하기 위한 방법을 말하는 책이다. 저자 말마따나 '진짜 기회'를 알려 주는 책이라고 하니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읽어 봐도 좋을 듯싶다.

 

 그래서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되는가? 집값은 언제까지 떨어지고 언제 오르는가? 언제 집을 사야 하는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다 여기에 써 버리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나는 비교적 원론적인 이야기 중심으로 서평을 쓰고자 한다.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요약하자면 규제 완화, 세금 인하, 대출 확대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일 당시, 이러한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수혜를 입기 쉬운 지역에서 윤석열 후보가 많은 표를 가져갔다. 서울에서는 강남 3구라고 불리는 강남, 서초, 송파구, 그리고 용산구 등이 윤석열 후보의 지지세가 강했던 지역이다. 저 지역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가치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규제 완화와 세금 인하를 통해 이득을 보기 위해 투표한 것이다. 반면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부동산 개혁을 원했을 것이라고 본다. 당장 내 집값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부동산 시장을 개혁하고 장기적으로 미래 세대가 좀 더 안정적으로 살 수 있기를 바랐으리라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에서 그 두 가지 욕망이 크게 충돌했고, 윤석열 후보는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욕망을 제대로 대변한 반면 이재명 후보는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저자는 부동산 시장에서 큰 실패를 겪지 않으려면 인지 편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지 편향이란 '경험에 의한 주관적이고 비논리적인 추론으로 인해 잘못된 의사 판단을 내리는 것' 이다. 인지 편향의 예시로는 낙관주의 편향이 있는데, 자신에게는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편향을 말한다. 우리가 잘 아는 도박사의 오류, 확률적으로 연관성이 없는 사건을 연관시켜 범하는 오류 역시 인지 편향의 일종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번에는 손해를 보았으니 다음에는 이득을 볼 차례라는 착각을 하지만, 이번에 일어난 사건은 이미 일어난 것이고 다음에 일어난 사건은 그것과 독립적으로 발생하는 사건이다. 이런저런 예시가 실려 있으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부동산 시장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단순히 시세 차익을 통한 투기를 하고 싶고, 부동산 투자를 통해 큰 이득을 보고 싶은 사람들만을 타겟으로 한 책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핵심적인 내용은 적지 않았지만 대략적인 내용만으로도 저자의 태도나 저자가 하려는 이야기를 추측해 보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Posted by 김미류
2022. 5. 1. 23:02

 

 <초가속 : 파괴적 승자들>은 '속도의 경제'라는 개념을 다루는 디지털 경제학 서적이다. 가장 빠른 속도로 아이디어를 선점하여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이가 승자가 되는 시대가 왔다. 초가속이란 빠르게 속도를 올려서, 뒤처지지 않도록 계속해서 변화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저자는 그러한 시대의 승자들을 파괴자라고 부르는데, 기존의 루틴을 파괴하여 변화를 선도한다는 의미로 그런 호칭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파괴자들이 누구고, 또 어떤 식으로 기존의 업계를 파괴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었는지, 디지털 경제를 이끄는 6가지 파괴적 물결은 각각 무엇인지, 그리고 이러한 시대에 개인과 기업이 어떻게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테슬라, 아마존, 스타벅스, 나이키 등과 같이 많은 사람들이 잘 아는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설명하고 있어 읽기 그리 부담스럽지는 않은 편이다.

 

 요즘은 OTT 서비스의 시대다. 애플이나 디즈니까지 여기에 뛰어들면서 이제 도대체 몇 가지를 구독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투정을 부리는 사람들도 많다. 당연한 일이다. 내가 당장 떠올릴 수 있는 서비스만 해도 몇 가지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넷플릭스가 OTT 서비스의 선두주자라는 걸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넷플릭스의 등장은 정말 충격적이었는데, 내가 보고 싶은 컨텐츠를 하나하나 찾아다니지 않고 한 군데에서 모아서 볼 수 있다니. 결제도 하나하나 할 필요 없이 구독만 걸어 두면 매달 자동으로 돈이 빠져나간다. 솔직히 말하자면 넷플릭스에서 보고 싶은 컨텐츠를 한 군데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은 많이 퇴색된 상태라고 생각한다. 이런저런 플랫폼에서 추가적으로 OTT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고, 그로 인해 넷플릭스에서 빠져 버린 컨텐츠가 상당히 많으니까. 하지만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컨텐츠를 제작함으로써 단지 OTT 플랫폼에 머물러 있지 않기를 선택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한국 드라마인 <오징어 게임> 역시 넷플릭스가 투자해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컨텐츠다.

 

 책에 소개된 예시 중에 신기했던 걸 하나만 꼽자면 역시 바이두의 안면인식 기술이라고 하겠다. 바이두의 안면인식 기술은 ATM에서 얼굴 인식으로 현금을 출력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그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을까 싶어 걱정스럽지만 그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으니까 상용화가 되었겠지 생각이 든다. 최근에는 고객이 패스트푸드점 문 안으로 들어서면 고객의 외모, 인상착의를 통해 나이와 성별을 추론해서 메뉴를 추천하는 서비스도 도입되었다고 한다. 두 번 이상 방문한 고객의 얼굴은 키오스크가 기억하도록 되어 있어서, 이전에 주문했던 음식이나 좋아할 것 같은 메뉴를 추천해 준다고 한다. 정말 신기하긴 한데 왠지 좀 무섭기도 하다. 내가 언제 KFC를 방문했는지 기계가 다 알고 있다니. SF 소설에서나 읽었던 일들이 현실에서도 가능해졌다는 느낌이 든다. 

 

 저자는 디지털 경제를 이끄는 6가지 파괴적 물결을 각각 비대면화, 탈경계화, 초맞춤화, 서비스화, 실시간화, 초실감화라고 소개한다. 보기만 해도 어떤 개념인지 대강 이해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고, 책으로 직접 읽어 보는 게 더 좋으니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초실감화 파트에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부분이 하나 있었다. 일본에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마치 오프라인처럼 안경을 써 볼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고 한다. 얼굴형이나 헤어스타일에 맞춰 어울리는 안경테를 소개해 주기 때문에 실제로 가게에 방문하지 않아도 비교적 편하게 안경을 구입할 수 있는 모양이다. 국내에도 비슷한 서비스가 도입되었으면 좋겠다! 이미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밖에도 온라인 여행과 같은 서비스도 소개되어 있었는데, 솔직히 온라인으로 이용하면 좋은 서비스들이 참 많지만 여행은 그냥 직접 가는 쪽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초가속의 시대에서는 모든 정보와 데이터들이 넘쳐나고, 그렇기 때문에 그 중에 나에게 필요하고 유효한 정보가 무엇인지 찾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모든 게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에는 자신에게 필요한 데이터를 찾고, 그 데이터의 맥락을 이해하여 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또 저자는 협업 능력을 강조하는데,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기술, 로봇, 사물 등 함께 일하는 업무 환경에서 상호작용하는 모든 대상과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새삼 의사 소통의 중요성이 더 강해지는 시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통의 대상이 인간으로 한정되지 않을 뿐이다. <초가속 : 파괴적 승자들>은 디지털 경제에 대해 비교적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Posted by 김미류
2022. 4. 29. 23:04

 

 모든 취미에는 권태기가 오기 마련이다. 하루하루 즐겁고 재미있던 일들도 어느 날 문득 귀찮고 지겨워진다. 그 시기를 잘 극복하면 그 취미는 계속되는 거고, 그 시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취미를 접게 된다. 문제는 그 취미가 동물이나 식물처럼 살아 있는 생명과 관련되어 있을 경우에는 질린다고 던져 버릴 수 없다는 것이다. 물고기 돌보는 게 예전처럼 즐겁지 않고 물고기 밥을 안 주고 물을 안 갈아 주면 안 되니까. 내가 마음 같아서는 식물을 마구 들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순간 충동에 휩쓸려서 마구 일을 벌였다가 나중에 책임지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가드너들은 식물 돌보는 취미에 오는 권태기를 '식태기'라고 부른다고 한다. 식덕질에 푹 빠져 식물 만화를 그리고 2권까지 출판을 하게 된 마일로 작가조차 식태기를 피해 갈 수는 없는 모양이다. 다른 취미와 비슷하게 식태기가 오는 건 보통 가드닝이 잘 풀리지 않을 때다. 

 

 중요한 건 식태기가 아니라, 어떨 때 가드닝이 잘 풀리지 않는가이다. 식물에 벌레가 꼬이거나, 겨울에 너무 춥거나 여름에 장마가 지속되면서 식물들의 상태가 좋지 않아지거나, 식물들이 곰팡이병 등 병에 걸리면 가드닝이 힘들어진다. 한국은 계절별로 기온이나 습도 편차가 커서 식물들도 당연히 계절을 타게 된다고 한다. 물론 갖가지 장비들로 환경을 맞춰 줄 수는 있지만, 그게 어려운 상황이라면 상대적으로 적응력이 뛰어나고 강인한 식물을 골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초보자가 기르기 쉬운 강인한 식물은 뭘까? 정보 자체는 굉장히 많다. 포털 사이트에 초보자가 기르기 쉬운 식물이라고 검색하면 온갖 식물이 다 나온다. 나도 몇 번 시도해 봤다가 적지 않은 식물을 죽였다. 또, 어디에는 기르기 쉽다고 나와 있는 식물이 또 다른 글을 보면 초보자에게 까다로운 식물이라고 언급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도대체 뭘 믿어야 할까? 정말 기르기 쉬운 식물은 없을까? 식물을 기르고 싶은 초보자라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할 거라 믿는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추천하는 '기르기 쉬운 식물' 에 대해 나도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그 식물은 바로 스킨답서스다. 스킨답서스는 내가 가장 오래 기른 식물이었다. 처음에는 어항에 넣을 용도로 하나를 샀는데, 점점 커지고 증식해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란 적이 있었다. 문제는 커지고 나니까 오히려 관리하기가 더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보통 식물이 대품이 되면 관리하기가 쉬워진다는데, 나는 아무런 지식과 경험이 쌓이지 않은 채로 스킨답서스가 혼자 무럭무럭 자라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된 처지였다. 하여튼 스킨답서스는 정말 잘 자란다. 볕이 잘 들지 않아도 잘 자라고, 물에 꽂으면 말도 안 되게 잘 자라고, 비료를 안 줬는데도 잘 자란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식물을 기름으로써 식물 기르는 일에 재미를 붙이고 싶은 사람에게는 스킨답서스를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2권에서는 흙을 직접 만드는 법, 비료의 종류와 장단점, 물 주는 법, 분갈이 할 때의 구체적인 팁 등 식물을 제대로 기르고 싶은데 아직 아는 게 별로 없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유용한 정보가 많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비료라고 하면 별로 좋지 않은 인상을 받고는 했는데, 식물을 잘 기르는 데는 비료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비료를 잘 주면 식물이 거의 사람이 약물로 도핑하듯 성장한다는 모양이다. 그리고 식물들은 빗물을 좋아한다고 한다. 이 사실도 꽤 놀라웠는데 나한테 비는 산성비, 화학물질 같은 이미지였기 때문이다. 세상에 불확실한 인상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는 일이 참 많다. 식물을 들이면 비료를 사고 빗물을 받아서 줘야지.

 

 <크레이지 가드너> 1권에서 게발선인장 이야기가 나와서 나도 게발선인장을 기르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는데, 지나가듯 이야기를 했더니 누가 새끼 게발선인장을 나눠 주겠다고 해서 올해도 결국 다시 화분을 들일 것 같다. 작년에 죽인 오렌지자스민에게 문득 미안해진다. 이번에는 제발 잘 기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크레이지 가드너> 2권을 보면서 배를 잡고 웃은 장면이 몇 장면 있는데, 여기 찍어 올리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이 책을 읽을 사람이 나중에 느낄 즐거움으로 아껴 둔다. 

 

 

 

Posted by 김미류
2022. 3. 31. 22:28

 

 나는 의학 서적을 잘 읽지 않는다. 매번 서평을 이런 문장으로 시작하는 것 같긴 한데 사실이다. 의학 서적을 잘 읽지 않는 이유는 보통 너무 뻔한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병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를 펼칠 때도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결국 이 책은 그럭저럭 재미있게 다 읽었다. 전문적인 내용을 쉽고 공감이 가는 문장들로 설명해 주는 책이었다. 물론 전문적인 의학 지식을 다루는 만큼 읽기에 아주 쉬운 책은 아니지만, 읽어 두어서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해 열심히 읽었다.

 

 책에는 이미 아는 내용도 있었고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된 내용도 있었다. 이를테면 한국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질병 중 하나인 뇌졸중에 대한 정보는 거의 대부분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다. 뇌졸중은 물론 중대한 병이지만, 뇌졸중 환자 중 대다수는 병을 앓기 전과 같은 상태로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저자는 뇌졸중 전문의다). 저자는 한국인들이 뇌졸중을 두려워하는 이유 중에 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 가족들에게 민폐를 끼치게 된다는 것이 있지 않을지 추측한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중병을 앓아 목숨을 잃는 것도 물론 두렵지만, 건강하지 못한 채로 오래 살면서 고통을 받고 돈을 쓰는 것 역시 두려우니까. 하지만 저자의 말에 따르면, 본인이 마주치는 뇌졸중 환자들에게 종종 "지금이 최악입니다"라는 말을 한다고 한다. 환자가 의사를 만났을 당시가 최악의 상태고, 적절한 치료와 재활을 병행하면 충분히 회복될 수 있는 병이 뇌졸중이라는 것이다. 뇌졸중 전문의로 살아가다 보면 뇌졸중 발병에 대한 큰 두려움을 품은 환자들을 자주 마주치게 되는 모양이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뇌졸중은 관리할 수 있는 병이고, 발병 이후에도 충분히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병이라고 하니 그렇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물론 어느 병이든 걸리지 않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어느 병이든 걸리지 않는 게 제일 좋다. 아마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책에서 분명히 언급하고 넘어가는 건, 사람이 병에 걸리지 않은 채로 살아가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누구나 크고 작은 병을 앓으며 살아간다. 흔하게 걸리는 감기도 그렇고, 현대인들에게는 더 이상 드문 질병이 아닌 위염과 식도염, 하다못해 안구건조증 같은 병도 병이다. 그렇지만 내가 안구건조증에 걸렸다고 해서 일상을 살아갈 수 없는 건 아니다. 조금 불편하지만 적당히 관리를 하면서 살아가면 일상생활에 큰 문제는 없다. 그래서 이 책은 건강을 관리하는 법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누구나 알면서 실천하지 않는 부분들이다. 이를테면 규칙적인 운동, 금연, 절주 등이다. 조금 특이한 점은 감기에 걸리지 않는 법에 대해서 아주 자세히 다루고 있다는 것이었다. 감기는 누구나 한 번쯤은 걸리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걸리는 사람도 있는 아주 흔한 질병이다. 사실 가벼운 감기는 학교에 가거나 일을 하는 데 그리 큰 불편을 끼치지도 않는다. 하지만 만약에 아주 중요한 일을 앞두고 감기에 걸린다면 어떨까? 누구나 중요한 시험, 발표, 면접이나 결혼식 같은 자리에서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싶을 것이다. 이 책에는 '적어도 며칠간은 감기 안 걸리기' 라는 파트가 있다. 그 파트에는 인생의 중대사를 앞두고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감기를 피하는 방법들이 아주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다. 나도 이 정보들이 필요할 때는 한 번 실행에 옮겨 볼 생각이다. 다 적지는 않겠지만 책의 띠지에도 나와 있는 내용 하나만 언급하자면, 깨끗한 손으로 코 속을 닦는 게 감기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 책에서는 당연히 영양제와 건강기능식품에 대해서도 다룬다. 결론만 말하자면 크릴오일은 먹지 마라. 먹을 필요가 없으니까. 평소에 제대로 된 식사를 하며 영양소를 섭취하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굳이 별도로 영양제를 먹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한다든지 하는 이유로 영양 상태가 다소 불균형한 상황에서는 오메가3 등의 영양제를 먹는 게 당연히 도움이 된다. 다이어트를 할 때 오메가3를 먹으면 좋다는 말은 내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에게도 들은 이야기였는데, 이 책에 똑같은 말이 실려 있어서 신기했다. 전문가들이 검증(?)한 내용이니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라면 영양제를 좀 챙겨 먹어도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의료인으로서 가진 책임감이 좋았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고, 사람들이 가지는 과도한 공포심을 잠재워 주려고 노력하고, 의사와 약을 믿어야 할 이유에 대해 최선을 다해 설명하려고 한다. 요즘에는 약물에 대한 불신 때문에 약을 먹지 않아 더 심각한 상태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은데 약을 먹는 게 전혀 나쁜 일이 아니라고 여러 번에 걸쳐 강조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사람마다 사정은 있으니 누군가는 의사를 믿지 못할 만한 사정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좋은 의사, 믿을 만한 의사는 분명히 많다. '나를 포함해 언론이나 방송에서 떠드는 의사들은 믿지 마라' 라는 문장을 읽으며 저자가 쓴 이 책에 더 신뢰감을 갖게 되었다면 나는 저자의 의도를 거스른 독자일까? 어쨌든 <병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는 일반인이 쉽고 재미있게 읽기 좋은 의학 서적이다. 특히 건강 염려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Posted by 김미류
2022. 1. 9. 23:59

 

 시집의 후기를 쓸 때마다 고민하는 점이 하나 있다. 시 본문을 후기에 어디까지 써도 좋은가이다. 사실 다른 책 서평을 쓸 때도 똑같이 고민하지만, 내가 정해 둔 기준은 다음과 같다. 소설의 경우에는 서평을 읽는 사람이 흥미를 느낄 만한 정보나 줄거리의 앞부분만을 소개하고, 치명적인 반전이나 결말은 가능한 한 절대 쓰지 않는다. 주제의식이나 내가 느낀 감상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서술하되 내용 본문을 너무 많이 발췌하지 않도록 신경쓴다. 기타 교양서적도 비슷한 기준으로 글을 쓰는데, 후기랍시고 본문 내용을 거의 다 줄줄 적어놓는 건 서평이 아닐뿐더러 원작자의 저작권을 해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집 후기를 쓸 때가 가장 고민이 된다. 좋은 구절을 적어서 이 시인의 매력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시의 경우 소설보다도 내용이 짧기 때문에 너무 많은 부분을 적게 되면 읽는 사람이 굳이 시집을 돈 주고 살 필요가 없다. 이번에 서평을 쓰게 된 책도 시화집이라서 충분한 고민을 한 끝에 글을 쓴다. 일단 이 글에서는 시의 본문을 절대 쓰지 않고 내 감상이나 좋았던 문장 한두 문장 정도만 쓸까 한다.

 

 나태주는 아주아주 유명한 시 '풀꽃'을 쓴 사람이다. 유라는 걸그룹 걸스데이의 멤버였다. <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은 나태주가 시를 쓰고 유라가 그림을 그린 시화집이다. 두 작가의 조합이 특이하기도 하고 작년에 나태주 시인의 책을 읽어 본 적이 있었던 터라 흥미롭게 독서를 시작했다. 

 

 서러운 대로 인생은 아리땁기도 한 것

 

 이 책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문장이었다. 시집을 읽는 걸 좋아하는 이유는 이따금 이런 문장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짧은 문장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시집을 읽는다. 하루가 힘들다가도 퇴근하는 길에 날씨가 맑아 하늘이 예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게 사람이다. 

 

 네 생각만으로도

 살아야겠다는

 싱그런 결의가 생긴다

 

 문장들을 읽다 보면 내게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하는 사람들에 대해 떠올리게 된다. 나이가 많은 시인이 긴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시를 쓴다는 말도 일리가 있고, 젊은 시인이 신선한 발상을 한다는 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일단 오랫동안 자신과 주변에 대해 차분하게 생각하면서 글을 써 온 사람들의 문장에 깊이가 있는 건 맞다고 생각한다. 나태주의 문장은 그런 문장이다. 깊이가 있고 공감하게 된다. 잔잔하게 위로를 준다. 유라의 그림들 역시 시와 잘 어울려서 두 사람의 조합이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집을 많이 읽는 사람은 아니지만 일 년에 한 권 정도는 읽곤 하는데, 올해의 시작을 함께하기에 적절한 책이었다. 후루룩 한 번 훑어보았는데 찬찬히 한 번 더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Posted by 김미류
2022. 1. 9. 02:55

 

 나는 작년에 오렌지자스민 하나를 죽였다. 식물을 잘 길러봐야지 하고 선물받아서 집에 온 지 며칠만에 꽃까지 피웠는데, 갑자기 언제부터인가 시들시들해지기 시작했다. 이게 물을 못 먹어서 이런 건지 물을 너무 많이 먹어서 과습으로 이런 건지 도저히 알 방법이 없었다. 이럴 때는 도박을 하는 마음으로 물을 잔뜩 주든지 아니면 물을 주지 않고 놔둬야 하는데, 보통 나 같은 원예 초보자들은 전자를 택한다. 그리고 망한다. 하여튼 오렌지자스민이 죽은 뒤에 죄책감을 느껴서 당분간은 식물을 기르지 않기로 했다.

 

 <크레이지 가드너>는 <극한견주>로 잘 알려진 마일로 작가의 최신작이다. 특유의 유머감각을 곁들이면서도 원예 초보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들이 꽤 구체적으로 실려 있다. 특히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벌레들이 귀엽게 그려져 있다는 점이었다. 진딧물, 응애, 뿌리파리를 그렸는데 현실적으로 그렸다면 거기서 책을 덮었을지도 모르겠다. 마일로 작가 특유의 그림체로 귀엽게 그려져 있어서 거부감이 없었다. 내가 소소하게 식물을 키울 때도 도저히 뿌리파리를 감당할 수가 없어서 식물 갯수를 늘리지 않았었는데, 책을 읽어보니 뿌리파리를 잡기 위해서는 농약을 써야 한다고 한다. 파리 자체는 살충제만 뿌려도 죽지만 파리 애벌레가 식물의 뿌리를 갉아먹는다는 모양이다. 화분 몇 개를 건사하기 위해 농약까지 쳐야 하다니... 하지만 벌레들과 같이 살 자신도 없을뿐더러 뿌리파리가 있으면 식물을 제대로 기를 수가 없다. 식물이 많은 사람들은 해충별로 잘 듣는 살충제와 농약을 구비해 두고 쓰는 것 같았다. 

 

 

 취미로 화분 몇 개 정도 길러본 입장에서 처음 듣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신기했다. 같은 식물들도 잎에 흰색이 섞여 있는지 아닌지 여부에 따라 가격과 생육 난이도가 다르다고 한다. 그리고 식물에도 '신상'과 같은 유행이 있고, 수입되는 식물들은 통관 여부에 따라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기도 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식물로 재테크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확실히 플랜테리어가 트렌드긴 하구나 싶었다. 기르기 쉬운 식물들, 특이하게 생긴 식물들, 유행하는 식물들에 대해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개그만화처럼 보이지만 작가의 특성상 식물들의 특징을 매우 잘 잡아서 그리기 때문에 그림만 봐도 식물의 실물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예전에 기르던 다육 몇 개는 그래도 몇 년 동안 잘 살아 있었지만 결국 지금까지 살아남지는 못했다. 작년에 오렌지자스민을 죽인 뒤로는 왠지 죄책감도 들고 자신이 없어서 새로운 식물을 집에 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재미있게 만화를 보다 보니 다시 식물을 길러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작가가 게발선인장을 키우고 싶은데 조금 촌스러운 이미지인가 고민하는 부분에서 공감이 갔다. 어렸을 때 할머니 집에 가면 커다란 게발선인장이 여러 개 있었는데, 선명한 색의 꽃을 피우던 게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그래서 크고 나서 나도 게발선인장을 길러볼까 잠시 고민하다가 요즘에는 기르는 사람이 적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물론 작가의 결론은 본인이 기르고 싶으니 기르겠다는 거였다. 매우 기르기 쉬운 식물이니 식물을 많이 길러 본 적이 없는 초보자들에게 추천한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기르기 쉽다는 식물도 죽이는 나에게는 역시 마리모가 딱이라는 생각에 지금은 마리모만 기르고 있다. 이 책에도 마리모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하나 실려 있는데, 작가가 과거에 실수로 마리모를 찢어 죽였다는 이야기다. 가짜 마리모가 워낙 많기도 하고 한 달이 넘게 물을 갈아 주지 않았는데도 마리모가 너무 멀쩡해 보여서 반으로 찢어 살펴보다가 쓰레기통에 버렸는데, 다음 날 일어나 보니 마리모가 갈색으로 변해 죽어 있었다고 한다(책에도 언급되지만 사실 찢겨 죽은 건 아니고 말라 죽은 거다). 사실은 나도 내가 기르는 마리모가 가짜가 아닌지 3년 동안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혹시 진짜면 미안하니까 찢어 죽이지는 말고 물을 열심히 갈아줘야겠다.

 

 결국 책을 읽다가 게발선인장이며 리톱스, 칼큘러스 등등 온갖 식물 이름을 인터넷에 검색해서 한참 동안 사진을 봤다. 사진을 보고 있으면 기르고 싶기도 하고, 막상 기르려고 집에 들이면 분갈이며 물주기며 벌레며 머리가 아프기도 하고 그렇다. 겨울이 지나면 새로운 식물을 집에 들이는 걸 진지하게 고려해야겠다. <크레이지 가드너>는 이제 1권이 출간되었는데, 뒷 내용과 이런저런 다른 내용들이 궁금해져서 웹 연재분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식물 기르는 취미를 갖고 있거나, 갖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공감이 가는 부분도 많고 워낙 재미있게 그려져 있어 읽다 보면 웃을 수밖에 없는 책이다.

 

 

Posted by 김미류
2021. 7. 14. 23:02

 

 

 재테크 열풍이 불긴 부나 보다. 나는 평소에 재테크 관련 책을 찾아 읽지는 않는 편이다. 재테크 관련 책을 싫어한다기보다는 일단 금융 관련된 지식이 전무하다 보니 책을 읽어도 잘 이해할 수가 없고, 다음으로는 재테크를 할 돈이 없기 때문이다. 아마 나와 같은 이유로 재테크 서적을 굳이 읽지 않는 사람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여튼 모처럼 재테크 책을 읽게 된 김에 성의 있게 정독을 했는데, <밍키언니의 돈 계획>은 우선 저자 소개에서부터 눈을 끈다. "사회 초년생 시절, 조기 은퇴를 목표로 월급의 80% 이상을 저축했고 1억 원을 모으기까지 약 4년 반이 걸렸다. 여기서 다시 1억 원을 모으는 데 2년 반이 걸렸고, 이 종잣돈 2억 원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해 3년 만에 10억 원을 만들었다. 이후 10억 원이 20억 원이 되기까지는 채 2년이 걸리지 않았다." 저자는 현재 재테크 관련 크리에이터 및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돈 모으는 법을 바탕으로 돈을 버는 사람이 된 것이다. 돈 모으는 법에 대한 책을 냈으니 책을 팔아 얻는 수익도 있을 것이다. 완벽히 돈으로 돈을 벌며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세상에 그런 삶을 동경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솔직한 감상을 먼저 말하자면, 책에는 우리가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는 내용도 적지 않다. 부자가 되려면 푼돈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고, 습관적으로 절약을 할 줄 알아야 하고……. 뭐 이런 걸 모르는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이 책이 그런 하나마나한 이야기만 하는 책은 아니다. 다만 이 책에서 가장 도움이 될 법한 핵심적인 정보들은 내가 여기다가 쓰면 안 되지 않을까? 그래서 구체적인 조언 내용을 하나하나 적지는 않는다. 이 책은 제목처럼 재테크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2~30대를 타겟으로 하고 있다. 기본적인 재테크 용어부터 시작해서 맛을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입문서로 딱 좋은 책이다. 거치식 투자와 적립식 투자의 차이가 뭔지, CMA란 정확히 뭘 말하는 건지, 펀드의 종류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뭐 그런 개념들부터 친절하게 설명하고 지나간다. 이 책은 총 6장의 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앞의 3파트는 대략 마음가짐, 절약하는 습관 기르는 법, 가계부 쓰는 법, 통장 쪼개기 등 돈 관리하는 법을 다루고 있다. 나는 가계부를 꽤 오래 쓴 편인데 사실 쓰기만 하고 특별히 그 내용을 정리하거나 분석한 적은 없었다. 저자는 가계부를 기록장으로만 사용해 봐야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사실 당연한 일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가계부 활용법 중에 가장 간단한 부분만 설명하자면, 절약하기 위해서는 고정지출과 변동지출을 정리해 예산을 짜서 관리하고, 변동지출에서 가장 큰 금액이 나가는 카테고리의 지출을 줄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게임에 돈을 많이 쓰는 사람이라면 게임에 쓰는 돈을 줄이고, 군것질을 너무 많이 하는 사람이라면 군것질을 줄이는 식이다. 변동지출을 먼저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고정지출은 사실상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월세가 너무 비싸더라도 집주인이 월세를 깎아 줄 리는 없으니까.

 

 아마 책을 읽는 사람들이 더 궁금해할 법한 내용은 뒤 3파트의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단기 소액 적금에서 시작해서 적금 활용하는 법, 세금 절약하는 법, 보험 잘 고르는 법, 금테크나 P2P, 대망의 주식 투자하는 법에 거쳐 부동산 투자 이야기까지. 부동산 투자 같은 건 나와 너무 거리가 먼 이야기라서 그다지 와 닿지 않았지만 이율이 높은 적금 찾는 법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팁이 실려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이율이 높은 적금 찾는 법이 뭔지는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올지도 모르지만 저자에 대한 의리(?)로 당연히 쓰지 않는다. 저자는 2021년 기준 이율 7%짜리 적금을 찾았다고 하니 궁금하신 분은 <밍키언니의 돈 계획>을 찾아주세요. 책 마지막에는 저자가 실제로 재테크 조언을 해 준 사람들의 사례가 실려 있는데, 신혼부부의 경우 무조건 통장을 합치는 쪽이 재테크에는 도움이 된다고 한다. 어느 정도 목돈이 있어야 전세자금대출 등을 받을 수 있으니까 매우 타당한 조언이다. 저자는 신혼부부의 사례를 소개하며 중소기업에 다니는 신혼부부가 현재 활용할 수 있는 전세자금대출의 목록을 나열하는 등 꽤 구체적인 팁을 적는 편이다. 재테크에 막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유용하게 얻어갈 정보가 많으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꽤 재미있게 읽었다.

 

 

Posted by 김미류
2021. 4. 16. 02:04

 

 

 <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은 책에 대한 책이다. 이 책에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쉽게 지나칠 수 없을 법한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잔뜩 실려 있다. 책 뒷표지에 적힌 '책이 겪은 사연, 책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라는 문장이 이 책을 아주 잘 설명한다고 본다. 어떤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있었던 일들, 책을 둘러싼 사건들, 그리고 책과 관련된 저자나 다른 수집가들의 일화들을 읽다 보니 내가 겪은 추억들도 하나 둘 떠올랐다. 같은 책을 두 권 사는 건 양반이다. 박스 세트로 구매해 놓고 생각 없이 박스를 버리고 말았던 기억, 누군가에게 선물받았던 책이나 선물했던 책에 대한 기억들은 이 책을 읽는 경험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개인적으로 세계문학전집에 관해 언급한 부분이 특히 인상 깊고 재미있었다.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든 책 모으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든 둘 다든, 책 좋아하는 사람치고 세계문화전집에 한 번도 시선을 준 적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한 출판사에서 전부를 모으기 위해 어디서 나오는 전집이 제일 좋은지 비교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다소 들쭉날쭉해도 좋으니 각각의 출판사에서 마음에 드는 책들을 각각 사다 모은다. 저자는 세계문학전집에 속한 수많은 책들 가운데 1번에 주목한다. 세계문학전집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를 법한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1번은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다. 문학동네나 펭귄클래식 등 다른 출판사에서 낸 세계문학전집의 1번은 각각 어떤 작품들일까? 책을 읽다 보면 하나하나 알 수 있게 된다. 또 책 중간쯤에는 문학 작품들의 제목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도 있다. <워더링 하이츠>라는 원제가 한국에서는 <폭풍의 언덕>으로 오역되는 바람에 잘못된 제목으로 더 잘 알려진 이야기라거나, <소리와 분노>로도 번역되곤 하는 <음향과 분노>가 셰익스피어에서 따 온 제목이라는 이야기 등등. 이 책에 실린 내용은 아니지만, 너새니얼 호손의 <주홍 글씨>는 사실 <주홍 글자>로 번역하는 쪽이 더 원제에 가깝다고 한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소설이기 때문에 굳이 덧붙여서 적어 둔다.

 

 서평단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적지 않은 책의 서평단으로 활동했고 요즘에도 이따금 서평단 모집 페이지를 기웃거리는 사람으로서 무릎을 탁 치게 만든 대목이 있다. 조금만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서평단에 주어진 가장 무거운 압박은 '책을 읽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즐거움'을 박탈당하는 것이다." 서평단 활동을 하다 보면 내가 어려워하거나 관심이 없는 분야의 책도 읽어야 한다. 가끔은 내 가치관이나 사고방식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책을 받게 되기도 한다. 물론 그런 책이라 하더라도 가치가 없는 책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 책을 쓴 작가와 그 책을 만든 편집자의 노력, 그 책에 들어간 자원들에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 그 의미와 가치를 존중해서 예의를 지키면서도 그 책에 대한 내 감상을 솔직하게 쓰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저자가 언급한 대로 서평단에게 주어지는 도서에는 보통 출판사의 증정용 도장이 찍혀 있기 때문에 중고로 판매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나는 대부분 소장하고 싶은 책 위주로 서평단 활동을 하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구매하는 책과 합쳐지면 양이 꽤 많아지기 때문에 읽지 않을 책을 주기적으로 추려내서 친구나 지인들에게 선물하곤 한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읽는 게 책을 만든 이들에게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하여튼 저자가 서평단 이야기를 다룬 이유는 조지 오웰이 직업적인 서평가였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그것도 생계형 서평가였다고 하는데, 서평을 써서 먹고 살 수 있으려면 역시 조지 오웰 정도는 되어야 하는 걸까? 그런 생각을 했다.

 

 <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에는 위에서 언급되지 않은, 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다. 나쓰메 소세키나 이상, 최인훈,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그들이 쓴 책 이야기. 책 수집가들이 찾아 헤매는 컬렉션, 출간되기도 전에 중고 서점에 올라왔던 한 책에 관한 미스테리한 경험. 책을 만드는 편집자의 애환에 관한 이야기까지, 저자는 그야말로 책에 관한 이야기라면 거의 뭐든지 늘어놓는다. 듣기만 해도 재미있고 유익할 것 같은 책에 대한 소개를 줄줄이 하고서는 "안타깝게도 절판되어 구할 수 없다"란 말을 덧붙이는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덕분에 내가 몇 년 전 호기심 때문에 사 두었던 책 한 권이 진작 절판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희귀본 수집의 세계로 빠지게 되는 걸까? 하여튼 책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재미있을 책이다. 그리고 저자의 다른 저서인 <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와 마찬가지로, 읽고 나면 다른 책들을 찾아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Posted by 김미류
2021. 2. 22. 08:00

 

 <정신과는 후기를 남기지 않는다>는 한 우울증 환자의 정신과 후기를 엮은 책이다. 저자는 정신과에 방문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맘 카페에서 정신과 후기를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확실히 온갖 병원 후기가 범람하는 온라인에서도 정신과 후기는 그리 흔하지 않다. 예전보다는 좀 나아졌나 싶지만, 광고의 힘까지 더해진 피부과나 성형외과 후기의 발끝에도 못 따라간다. 정신과 후기를 쓰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정신과에 대한 세상의 좋지 못한 시선, 우울증이나 기타 정신질환을 터부시하는 사회 분위기도 크게 한 몫 하지 않을까. 어떤 사람들은 정신과 후기를 쓸 정도로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후기를 쓸 수 없으리라. 하여튼, 저자는 이 책에서 저자 스스로의 정신과 진료 역사를 이야기한다. 처음으로 방문했던 병원, 가장 좋았던 의사와 그 이유, 약물을 지나치게 많이 복용했던 시기, 정신과 약물에 의존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던 시기, 그리고 '베테랑 환자'가 된 현재까지. 여기에서의 베테랑 환자란 대략 스스로의 상태와 외부 사건에 따라 복용하는 약을 조절하며, 병증에 따른 적절한 대처를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환자를 뜻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저자는 첫아이를 난산하며 산후우울증에 걸렸다고 설명하는데, 무려 저자가 처음으로 갔던 병원의 의사는 저자를 두고 "언제까지 남 탓하고 계실 거냐"란 말을 한다. 심지어 저자가 안고 간 아이를 가리키며 "지금 얘는 그나마 약 먹으면서 치료를 받고 있는 엄마에게 자라는 게 더 행복할 것"이라고도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저자가 병원을 옮긴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의사 중에서는 환자를 비난하고 몰아세우거나, 시종 환자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취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특히나 정신과라면 환자들이 저런 의사에게 받는 악영향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정신과를 방문하려는 사람들에게 겁을 주려고 이런 말을 적는 건 아니다. 의사가 자신에게 화를 내거나 증상이나 약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을 해 주지 않고 귀찮아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면 병원을 옮기는 게 좋다. 정신과 환자는 의사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하여튼 저자는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다행히 좋은 의사를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 위에 언급한 베테랑 환자의 길로 조금씩 나아간다. 저자의 문장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내 일상에도 패턴이 생겼고 남들처럼 내일을 계획할 수 있는 여유도 가지게 됐다. 날이 추워지면 약을 늘렸고 봄이 오면 약을 줄였다. 제사나 경조사 같은 중요한 행사가 잡히면 그 전후로 약을 조절하기도 했다."

 항우울제, 수면제, 각성제, 항불안제, 뭐 기타 등등 우울증 환자가 먹(을 수도 있)는 약은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저자 역시 온갖 약을 먹으며 내과 의사를 당황시키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약을 줄이고, 또 아예 끊어 보기도 했다. 반 년 정도 단약을 하는 동안 좋았던 점도, 나빴던 점도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결국 다시 병원을 찾게 되고, 약을 다시 먹게 된 스스로의 상황을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다'라 느낀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개인적으로 매우, 매우 공감했던 내용이 있다. 흔히들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말하곤 하는데, 저자가 생각하기에는 '뇌의 고혈압'이나 '뇌의 당뇨병'을 넘어 '뇌의 심근경색'정도는 되어야 어울릴 것 같다고 말하는 부분이다. 평범한 감기는 약을 며칠 먹으면 낫고 약을 안 먹어도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 우울증은 약을 안 먹고 버틴다고, 의지를 가지고 노력한다고 낫는 병이 아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마음을 굳게 먹는다고 호르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우울증은 스스로의 상태와 증상을 인지하고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약을 먹으며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야만 하는 병이다. 아마 누구나 앓는 감기처럼 우울증을 앓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고, 우울증이라는 병을 특별히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가 없다는 뜻에서 마음의 감기라는 표현이 나왔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표현이 우울증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건 사실이다.

 저자의 이런저런 경험에 이어 책 마지막 부분에는 정신과 방문을 권유하는 내용이 있다. 저자가 지불한 검사비와 진료비(병원마다, 검사마다 대략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약값, 대학병원에서의 진료를 원할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이런 책을 훨씬 오래 전에 읽을 수 있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에 가면 살아낼 수 있다. 언젠가는 살아남아 후기를 남길 수 있다."라는 문장을 보니 나 역시 정신과 진료 경험을 블로그에 남겨 두어야겠다는 결심이 든다. 누군가 한 명이라도 그 후기로부터 작은 도움이나마 얻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정신과는 후기를 남기지 않는다>는 내용이 그리 많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다른 사람들은 언제 정신과에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지, 정신과 진료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약을 먹으면 어떤지 등등 궁금한 점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이 책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김미류
2021. 1. 23. 18:26

 

 근래 내가 읽은 책들 중에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확실히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문단은 몇 번이고 다시 읽어 보곤 했다. 하지만 그만큼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의 만족감은 상당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미처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문제들에 대한 저자의 날카로운 견해를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슬라보예 지젝의 철학 세계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말이 많은 걸로 안다. 어떤 사람들은 지젝을 두고 있어 보이는 말만 할 뿐 내실이 없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젝이 스타, 이슈메이커로서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새롭고 강렬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는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일단 많은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나면 공론장이 커진다. 공론장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열리게 되면 더 새롭고 의미 있는 담론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다. 하여튼 지젝은 이 책에서도 온갖 주제를 망라하며 스스로의 견해를 펼쳐 낸다. 읽다 보면 비교적 상식적인 이야기도 있고, 이건 너무 급진적이지 않나 싶은 이야기도 있지만 확실한 건 일단 이 책은 재미있다는 사실이다. 어려우면서도 재미있는 책이다.

 

 이 책에 실린 글을 전부 소개할 수는 없으니, 읽는 사람의 시선을 끌어당기기 쉬운 글 한 가지만 짧게 소개해 볼까 한다. 섹스 봇(섹스 로봇)에 대한 이야기다. 인공지능 관련 기술이 점점 발전하면서 섹스 로봇에 대한 논쟁 역시 뜨거워지고 있다. 다양한 논점들 중 대표적인 예시를 들어 보자면, 다른 로봇과 마찬가지로 '섹스 로봇에게도 인권이 있는가?' 그리고 거기에서 연결되는 '섹스 로봇을 학대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가?'와 같은 이야기가 있겠다. 지젝 역시 섹스 로봇 이슈를 언급한다. 이 이야기는 한 행사에서 섹스로봇이 학대당하고 심하게 망가진 사건에서부터 시작된다. 지젝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인공지능을 지닌 섹스봇의 위상을 둘러싼 논쟁에 걸려드는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섹스 로봇을 학대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의 합당한 근거는, 섹스 로봇이 인간과 같은 자율성과 존엄성을 가지고 거기에서 오는 특별한 권리를 부여받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섹스 로봇을 학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로봇이 실제로 고통을 겪고 슬퍼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들이 경계하는 건 '우리 인간의 문제적인 공격적 욕망, 환상, 쾌락'이다. 최근 온라인 상에서는 다른 사람이 만든 눈사람을 부수는 행위에 대한 갑론을박이 여러 차례 벌어졌다. 눈사람을 부수는 게 뭐가 문제가 되냐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눈사람을 부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후자의 사람들이 눈사람이 아플까 봐 걱정되어 눈사람을 부수는 행위를 경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저항할 수 없는 대상에게 폭력을 가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고 싶지 않은 것이다. 섹스 로봇 이슈도 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책의 후반부를 보면, 지난 2020년에는 코로나바이러스-19의 창궐이라는 거대한 사건 때문에 전 지구적으로 중요하게 다루어지던 여러 담론들이 거기에 자리를 내 주었다는 언급이 있다. 지젝은 그 이야기를 하며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와 정치가 버니 샌더스가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그 이유는 그들이 크나큰 바이러스 위기 시국에 맞춰 그들의 활동을 전개할 정도로 충분히 급진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한 번에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내용이었지만, 지젝은 이렇게 말한다. "감염증은 우리가 자연환경과 맺고 있는 불균형한 관계의 일부로 폭발한 것으로서 단순히 건강 문제에 불과한 게 아니다." , "따라서 현재 우리가 대처하고 있는 위기는 전 지구적 자본주의 동력학의 계기들로 분출한 것이다." 확실한 건 바이러스 시국에 와서 더 불거질 수밖에 없는 문제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당장 한국에서도 자가 격리가 강하게 권고되는 와중에 지낼 곳이 없는 사람들이나 공공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취약계층에 대한 조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감염증으로 인한 경제적 위기에 더 크게 타격을 받는 것 역시 사회적 약자들이다. 

 

 위에서 소개한 글 외에도 이 책에는 여러 가지 재미있는 담론들이 소개된다. 기후 변화, 우파 포퓰리즘, 종교 비판, 반유대주의와 시오니즘, 마르크스주의 등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보았거나 생각해 볼 만한 주제들이다. <천하대혼돈>은 책 제목처럼 '천하대혼돈'이라 할 만한 요즘 시대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을 읽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두고두고 여러 번 읽어도 의미가 깊은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독서 토론이나 독서 모임에 활용하기에도 적절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Posted by 김미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