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투히스, <혼자만 연애하지 않는 법>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었구나. 이런 생각이 들 때 위로를 받는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그렇겠지 싶다. 투히스의 <혼자만 연애하지 않는 법>은 연애에 관련된 온갖 고민을 모아 놓은 책이다. 사람들이 저자에게 저마다의 연애 고민을 들고 오면, 저자가 자신이 생각하는 해결 방법이나 조언을 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각자가 가지고 있는 사연들은 고유하고 특별한 이야기겠지만, 이렇게 정리된 고민 상담을 보면 그 사연들은 대부분 인류 보편적인 이야기처럼 보인다. 큰 틀에서 보면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고민을 하고 비슷한 문제에 맞닥뜨리는 모양이다.
연애 상담을 다룬 책에 대한 감상을 쓰면서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사람들이 꼭 연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더 굳어졌다. 저자 역시 지나치게 나쁜 상대 때문에 고통을 받거나, 연애에 너무 몰입하는 바람에 스스로를 해치는 사람들에게는 잠시 연애에서 멀어지라고 권하기도 한다. 친구들과 종종 하는 이야기가 있다. 연애를 안 해서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지만, 사람을 잘못 만나서 문제가 생기는 일은 많다는 것이다. 그 말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연애를 하지 않아서 상처 받는 사람보다 잘못된 연애를 해서 상처 받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이 책에서도 그런 사람들을 많이 봤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배려하지 않는 상대를 만나거나, 이미 서로 마음이 식어 버린 상대를 만나거나, 너무나 맞지 않는 상대를 만나곤 한다. 그런 사람과의 연애를 위해 나를 희생할 필요는 없다. 연애도 결국은 내가 행복하자고 하는 일이 아니던가? 나를 해치게 하거나 나를 잃어 가도록 만드는 연애가 끝나면 그 뒤에는 대체 뭐가 남을까.
저자는 모든 걸 다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맞춰 주었음에도 헤어졌다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한다. 연애는 나 자신을 지키면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짜 나를 억누르고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나라는 사람을 변화시켜서까지 하는 연애가 의미가 있을까? 그런 연애를 하고 있다면 상대방은 나를 사랑하는 게 아니다. 내가 연기하는 어떤 모습들을 사랑하는 것이지. 그렇다고 해서,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줄 사람을 만나라는 게 내가 무슨 일을 해도 전부 받아 줄 사람을 찾으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모든 사람들은 단점을 가지고 있고, 때로는 그 단점이 다른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다. 당연히 다른 사람을 상처 입히면서 그런 모습까지 사랑받기를 바라는 건 어리석고 이기적은 일이다. 건강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연애를 하고 싶다면 그런 단점들은 고쳐야 한다. 그러나 내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나 나의 사소한 점 하나하나까지 단점이라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그 사람이 지적하는 것들이 정말 나의 단점인지 잘 생각해 보는 게 좋다. 상대방이 그저 자기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 나를 뜯어 고치려고 하는 건지도 모르니까. 하여튼, 연애를 하려고 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반드시 연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기를 바란다. 연애를 하든 하지 않든,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행복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혼자만 연애하지 않는 법>은 연애를 하고 싶을 때, 연애를 하는 도중에 막막해질 때, 연애를 그만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잘 모르겠을 때, 언제든지 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 볼 수 있는 책이다. 모든 사람의 사연은 다르기 때문에 저자의 조언이 100% 들어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이런 고민을 하는구나, 다른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구나, 저자는 이런 사람에게 이렇게 조언하는구나,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스스로의 고민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