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박유연, <나는 아이디어 하나로 사업을 시작했다>
바야흐로 스타트업의 시대다. 세상에는 온갖 스타트업이 넘쳐나고, 그 중 어떤 스타트업은 눈이 부시게 성공한다. <나는 아이디어 하나로 사업을 시작했다>는 예리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 대표 40인의 이야기다. 훑어보면 이름이 익숙한 서비스도 있고, 전혀 처음 보는 서비스도 있다. 이런 발상을 어떻게 했는지 신기한 서비스도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법한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에 소개된 스타트업 서비스 몇 개를 찾아보기도 하고, 직접 어플 등을 설치해서 둘러보기도 했다. 책에 실린 스타트업들은 가지각색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길 찾기 어플리케이션, 불면증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전동 침대,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발음 교정 서비스, 이미 인터넷에서 유명해진 교수 평가 시스템 '김박사넷' 등등. 학생들이 먼저 과외를 받고 과외비를 나중에 후불로 지급하도록 만든 서비스도 있다. 흐르는 물에 놓기만 하면 되는 작은 수력발전기도 있었는데, 이건 나도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각종 아이디어 상품과 독특한 서비스들, 그런 상품과 서비스들을 생각해 낸 사람들의 이야기로 구성된 책이라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설치해 본 어플리케이션이 몇 개 있다. 그 중 하나가 '탈잉'이다. 일반인들이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서 남는 시간에 강의를 한다. 혹은 다른 사람이 올린 강의를 듣고 자기계발을 한다. 투잡을 하고 싶거나 여가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은 직장인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모양이다. 가입해서 강의들을 둘러보니 외국어나 프로그래밍은 물론이고, 집 꾸미는 법이나 옷 고르는 법에 대한 강의까지 있었다. 요즘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온라인 강의들이 늘어난 것 같다. 하나하나 둘러보는 동안 나도 외국어 강의를 새로 들어볼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대표는 학생 시절에 창업을 했다는데, 지금은 꽤 규모가 커졌다. 생리용품을 판매하는 기업 '이지앤모어'도 익숙한 이름이었다. 생리컵, 면생리대, 탐폰, 생리대 대신 착용하는 속옷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생리대는 생필품이지만 한 번에 많이 구매하기는 번거롭고 가격이 저렴하지도 않다. 대표는 거기에서 착안해 월경 주기에 맞춰 매월 생리용품을 구독하는 개념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생각했다고 한다. 거기에 구매 고객들이 생리대를 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생리용품 사용법 등을 교육하기도 하며 사회적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대표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는 대부분 스스로의 경험에서 나온다. 어린 아이에게 밥을 먹여 본 경험을 바탕으로 온열 식판을 만든 대표도 있고, 자취할 집을 찾아다니며 수많은 허위 매물들에 진이 빠졌던 경험으로 부동산 관련 창업을 한 대표도 있다. 반려동물을 사랑해서 반려동물 분야 창업을 하거나, 청각장애인으로서 청각장애인에게 필요한 발음 교정 서비스를 창안해 낸 대표도 있다. 많은 대표들이 창업을 좀 더 일찍 시작할 걸, 작은 창업부터 시작할 걸 생각한다는 점이 의외였다. 실패를 겪고서도 결국 성과들을 이뤄 낸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걸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창업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더 재미있고 배울 점도 많은 책이겠구나 싶었다. 이 책으로 알게 된 기업들을 앞으로도 종종 찾아보게 될 것 같다.